절망이 시작된 도시
1970년대 아파트가 지어질 당시로 영화는 시작한다. 세대가 변할수록 아파트가 늘어서고 주택과 빌라가 사라지는 모습들을 그려내며 시작한다. 고급 아파트들이 줄지어 생겨나고, 환경 파괴로 인해 이상기후 현상이 지속해서 나타나는 중. 현재 우리나라 물가와 비슷하게 10억 20억은 훌쩍 넘는다. 아파트가 줄지어 들어선 10월의 서울. 엄청난 재난이 대한민국에 닥친다. 지진으로 인해 주변 사람들이 다 죽고 아파트 들도 다 무너져 가며, 풀도 없고 콘크리트 더미 속에서만 살아가게된 생존자들. 그 중 남아있는 아파트는 황궁 아파트 103동이다. 이 동에 사는 사람들은 함께 힘을 합치자며 주민회의를 열게 되고 회의 결과 외부인을 퇴거 하기로 결정한다. 부녀회장은 빈집을 핑계로 일단 모든 사람들을 내쫓고, 영탁은 그 사이에 선다. 한겨울에 내쫓긴 외부인들은 이 날씨에 죽으라고 하는 거냐며 항의한다. 항의하는 과정에서 영탁의 부탁을 시작으로 몸싸움이 일어나자, 영탁은 그것을 해결한다. 영탁이 나서서 모두를 내쫓는 것에 성공하자, '아파트는 주민의 것'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아파트 주민들을 단결시킨다. 영탁을 중심으로 부녀회장과 함께 방범대를 세우고 식량을 구하러 가는 팀을 꾸리기도 한다. 이것을 기반으로 체계가 마련되고, 군필과 미필의 차별로 인해 갈등도 생긴다. 하루는 슈퍼마켓에 식량을 구하러 가는 차에 슈퍼마켓에서 나온 가장을 죽기 전까지 패고 키우던 강아지까지 약탈해서 돌아간다. 그 사이 외부인 아이들이 아직 황궁 아파트에 숨어있는 것을 명화는 발견하게 되고 그들을 돕게 된다. 그 날은 약탈이 끝난 방범대가 돌아오고 아파트 주민의 화합을 위한 파티가 벌여지게 된다. 그 중 한 여자아이가 들어오게 된다. 그 아이는 집에 살던 엄마의 딸로 모두가 탐탁지 않게 받아들인다. 그 후 영탁이 황궁 아파트에 들어오게 된 사연이 소개된다. 어떤 조직에서든 그렇듯 체계가 완벽하지 않고 독재적인 곳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기 마련이다. 내부에서 되부인이 나오고 그들을 지켜주던 사람이 투신자살한다. 영탁은 자신이 죽인 사람을 숨기고 그 사람행세를 하면서 살아가는데 한 여자학생의 등장으로 위기를 맞이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외부인들이 쳐들어오게 되고, 민성은 칼에 찔리고 명화는 겨우 살아서 아파트를 떠난다. 영탁은 죽을 만큼 맞다가 결국 집에 대한 집착을 보이며 죽는다. 명화가 새로운 사람들과 보금자리를 찾는 것으로 마무리 된다.
인간성에 대한 그림
위기가 닥쳤을 때 인간에 대한 고찰을 하게 된다. 나의 경우 위기가 닥쳤을 때 가장 먼저 죽고싶다. 이러한 인간성의 변화를 본능적으로 알기 때문일까? 인간의 이기심은 끝도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자본주의 사회가 번영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지구가 멸망하면서 망한건 인간의 '인간성'이다. 무너진 건물들을 인간성으로 비유한 듯 싶다.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 캄캄한 어둠 속에서 가족의 생존도 보장되지 않고 모르는 타인들과 지내야 한다. 서로에게 도움이 아닌 해만 되어가는 그들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고통스러운 일이었다. 영화를 보며 나라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과연 이 이기심을 표출하는 것이 나쁜 사람인 것일까. 악행을 저지르는 것일까 아니면 살아남기 위한 본능인 것일까 고찰하게 되었다. 영화를 보며 가족을 위한 희생과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이 충돌한다. 제목은 유토피아지만 결국은 디스토피아의 현실을 보여주는 영화이다.
바퀴벌레? 인간의 존엄성?
영화에선 외부인들을 바퀴벌레라고 표현한다. 그리고 외부인을 숨겨준 벌로 '죄송합니다'를 200번 말하게 한다. 온전한 사람이고 인격이 있는데 바퀴벌레라 부르고 그처럼 취급한다. 정말 인간의 마지막 모습은 이런것일까? 위기가 온다면 이런식일까? 하는 고민이 들게 하는 단어였다. 말이라는 것은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데 바퀴벌레처럼 살아남는 다는 것을 표현한 것인지. 더러운 것을 표현한 것인지 알 수는 없다. 결국 명화가 살아남는 것을 결말로 한 영화이지만, 나는 보는 내내 너무 힘들었다. 절망만이 가득한 세상에서 살아남는다고 희망이 보이진 않았다. 가족도 소중한 사람도 다 잃은 곳, 겨우 살아가야 하고 살아가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는 세상에서 살아남는 다고 어떠한 의미가 있을까 싶다. 혼자서 살아남을 바엔 결국 죽음을 택하는 것이 편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던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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